드디어 연휴가 시작되고 내일이 설날이네요. 차례를 지내는 집들은 저희 집처럼 분주하겠죠?
저는 원래도 부모님을 도와드리지만 이번에는 엄마가 다치시기도 했고 저도 많이 커서 음식을 할 줄 아니까 이번에는 오빠랑 둘이서 음식 만들기를 했어요.
일 년씩 지날수록 차례에 참가하는 친척들이 조금씩 줄더니 이제는 저희 집만 하게 되어서 음식을 아주 조금씩만 하는데도 정말 힘들긴 했어요. 도대체 예전에 저희 엄마는 어떻게 그 많은 양들을 할머니랑 둘이서 하셨는지.. 참 대단하신 거 같아요.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지만 맛은 진짜 매년 먹어도 맛있어요. 그래서 간단하게 하실 수 있는 꼬치 산적을 알려드릴까 해서 레시피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곰손인 거 아시죠? 그래서 항상 쉬운 음식만 가져오니까 이번 연휴에 차례를 안 지내시더라도 시간이 되시면 한번 따라서 해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저는 조카들을 위해서 작게 만들고, 몇 개는 고추를 빼고 만들었는데요. 내일 차례에 올릴 것 빼고는 조카들이 벌써 다 먹었답니다.. (ㅎㅎㅎ) 이런 마음에 음식을 하나 봐요. 항상 잘 먹어주는 조카들이 예뻐서 마음이 참 즐겁네요.
그럼 뿌듯한 자랑은 그만 멈추고 이제 라디오 시작할게요.
"어릴 때부터 음식을 하는 명절의 풍경이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했어요. 엄마랑 할머니는 전과 나물 등 음식을 하시고, 아빠랑 할아버지는 밤을 까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할 정도로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가 크면서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억울했던 적도 많아요. 저도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고, 가끔씩 명절에 그냥 편하게 쉬고 싶은데.. 어린 저는 하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그런 생각들이 저를 지배하다가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바쁜 가족끼리 모이기 힘들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 갈 기회도 줄어든다는 걸 인지하게 되고 할머니의 맛있는 고구마튀김을 핑계 삼아서 항상 가서 돕습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네에서 차례를 지내던 저희 집이 작년 추석에 크게 바뀌기 시작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이제 더 이상 제사랑 차례를 안 지내련다. 구정에만 다 같이 모여서 얼굴을 보자."라고 말씀하신 단호한 선언에서 시작된 변화는 저희 가족에게는 물음표를 머릿속에 남겨줬죠.
제가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저희한테 그러셨어요. 손자 손녀들은 젊은 시대들이니까 제사 안 지내도 괜찮다고 꼭 그런 거 안 해도 되고 그냥 한 번씩 떠올려주거나 굳이 차례를 지내고 싶다면 아무 음식이나 편하게 올리라고..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두 분이 떠나시면 힘들 저희를 생각해서 그렇게 표현하신 것 같아요. 어리둥절하고 당황스러웠지만 뒤늦게 알게 된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에 제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제사와 차례를 간소하게라도 본인이 하시겠다고 받아오셨고 올해부터 저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 계신 부모님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할머니 댁으로 가요. 뭔가 다르고 어색하지만 조금씩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마음속 짐도 덜어드리면서 저희는 항상 하던 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이 모습을 지켜나가기로 했어요.
요즘에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는 하나 봐요.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엄청 보수적이신 분들이셔서 저랑 언니를 오빠와 비교하고 구박하셨는데, 요즘에는 모두 다 공평하게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희를 향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주시는 것 보면 참 마음이 따뜻해요.
그래서인지 올해 설날부턴 조금 더 마음이 따뜻한 명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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