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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의 일상 바구니

[일상] 설날 설 음식 만들기 꼬치 산적 조카들 취향저격

 

 

드디어 연휴가 시작되고 내일이 설날이네요. 차례를 지내는 집들은 저희 집처럼 분주하겠죠?

 

 

저는 원래도 부모님을 도와드리지만 이번에는 엄마가 다치시기도 했고 저도 많이 커서 음식을 할 줄 아니까 이번에는 오빠랑 둘이서 음식 만들기를 했어요.

 

일 년씩 지날수록 차례에 참가하는 친척들이 조금씩 줄더니 이제는 저희 집만 하게 되어서 음식을 아주 조금씩만 하는데도 정말 힘들긴 했어요. 도대체 예전에 저희 엄마는 어떻게 그 많은 양들을 할머니랑 둘이서 하셨는지.. 참 대단하신 거 같아요.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지만 맛은 진짜 매년 먹어도 맛있어요. 그래서 간단하게 하실 수 있는 꼬치 산적을 알려드릴까 해서 레시피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곰손인 거 아시죠? 그래서 항상 쉬운 음식만 가져오니까 이번 연휴에 차례를 안 지내시더라도 시간이 되시면 한번 따라서 해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재료: 맛살, 햄, 단무지(3가지를 함께 파는 세트 상품도 좋아요) 추가로 조카들이 좋아하는 의성마늘햄, 버섯, 오이고추(쪽파)

 

1. 재료들을 깨끗이 씻어내고 정리해주세요.
2. 재료의 길이를 비슷하게 해서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 썰어주세요. 산적꽂이도 준비!
3. 모든 재료를 꼬치에 꽃아주세요. (저는 한쪽 끝에 꽂아주고 저희 오빠는 가운데에 꽂아줬어요. 위치 상관 X)
4. 부침가루를 아주 얇게 묻히고 계란을 묻혀서 적당히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려서 구워주세요.
5. 짠, 완성입니다. 저는 작게 만들었지만 크기는 편한 크기로 만드시면 되요.

 

저는 조카들을 위해서 작게 만들고, 몇 개는 고추를 빼고 만들었는데요. 내일 차례에 올릴 것 빼고는 조카들이 벌써 다 먹었답니다.. (ㅎㅎㅎ) 이런 마음에 음식을 하나 봐요. 항상 잘 먹어주는 조카들이 예뻐서 마음이 참 즐겁네요.

 

 

 

 

그럼 뿌듯한 자랑은 그만 멈추고 이제 라디오 시작할게요.

 

 

 

 

"어릴 때부터 음식을 하는 명절의 풍경이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했어요. 엄마랑 할머니는 전과 나물 등 음식을 하시고, 아빠랑 할아버지는 밤을 까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할 정도로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가 크면서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억울했던 적도 많아요. 저도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고, 가끔씩 명절에 그냥 편하게 쉬고 싶은데.. 어린 저는 하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그런 생각들이 저를 지배하다가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바쁜 가족끼리 모이기 힘들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 갈 기회도 줄어든다는 걸 인지하게 되고 할머니의 맛있는 고구마튀김을 핑계 삼아서 항상 가서 돕습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네에서 차례를 지내던 저희 집이 작년 추석에 크게 바뀌기 시작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이제 더 이상 제사랑 차례를 안 지내련다. 구정에만 다 같이 모여서 얼굴을 보자."라고 말씀하신 단호한 선언에서 시작된 변화는 저희 가족에게는 물음표를 머릿속에 남겨줬죠.

 

제가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저희한테 그러셨어요. 손자 손녀들은 젊은 시대들이니까 제사 안 지내도 괜찮다고 꼭 그런 거 안 해도 되고 그냥 한 번씩 떠올려주거나 굳이 차례를 지내고 싶다면 아무 음식이나 편하게 올리라고..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두 분이 떠나시면 힘들 저희를 생각해서 그렇게 표현하신 것 같아요. 어리둥절하고 당황스러웠지만 뒤늦게 알게 된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에 제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제사와 차례를 간소하게라도 본인이 하시겠다고 받아오셨고 올해부터 저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 계신 부모님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할머니 댁으로 가요. 뭔가 다르고 어색하지만 조금씩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마음속 짐도 덜어드리면서 저희는 항상 하던 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이 모습을 지켜나가기로 했어요.

 

요즘에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는 하나 봐요.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엄청 보수적이신 분들이셔서 저랑 언니를 오빠와 비교하고 구박하셨는데, 요즘에는 모두 다 공평하게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희를 향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주시는 것 보면 참 마음이 따뜻해요.

 

그래서인지 올해 설날부턴 조금 더 마음이 따뜻한 명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